월요병에 걸린 당신에게: 봉준호와 미야자키 하야오도 출근은 하기 싫답니다

안녕하세요, 소민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김민국입니다.

월요일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며 "아, 진짜 출근하기 싫다…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다"라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시죠? (사실 의사인 저도 가끔 속으로 외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내가 열정이 부족한가?', '내가 내 일을 안 사랑하나?' 하며 자책하곤 합니다. 세상에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일을 엄청 사랑하고 매 순간 도파민이 폭발해서 행복하게 일할 것만 같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우리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이 세상의 '천재 거장'들도 알고 보면 우리랑 똑같이 억지로, 징징대며 일하고 있더라고요. 최근에 재미있는 일화들을 보고 진료실에서 꼭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귀찮아, 진짜 일하기 싫다"를 입에 달고 사는 애니메이션의 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로 전 세계를 감동시킨 애니메이션계의 살아있는 전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아주 인간미가 넘쳐흐릅니다.

작업실에 앉아 허리를 두드리며 "아, 귀찮아. 정말 귀찮아. 귀찮음과의 싸움이야"를 연신 중얼거립니다. 심지어 본인 작품에 대해 이런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죠.

"전혀 기억에 없는 그림입니다. 결국 억지로 그린 기억이 있군요."

더 웃긴 건, 감독님이 줄담배를 피우는 걸로 유명한데, 가끔 불도 안 붙인 담배를 입에 그냥 물고만 계실 때가 있대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불 붙여서 다 태우면 진짜 일 시작해야 하니까' 조금이라도 미루고 싶어서 물고만 있는 거랍니다.

침대에 누워서 "5분만 더..."를 외치는 우리 모습과 너무 똑같지 않나요?

재밌으라고 AI로 만들어본 거장들의 일하기 싫다 수다장면

"전화해서 딴 사람 쓰라고 할까?" 음악의 거장과 한국의 거장도 마찬가지

<인셉션>, <인터스텔라>, <라이온 킹>의 웅장한 음악을 만든 영화 음악계의 신, 한스 짐머도 곡 작업을 할 때마다 깊은 번뇌에 빠진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데… 그냥 전화해서 나 말고 다른 사람 쓰라고 할까?"

이 정도 거장이면 영감이 샘솟을 것 같은데, 매번 '사직서 제출'을 고민하는 직장인의 마음으로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거장 봉준호 감독님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아주 낭만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감독님, 영화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언제인가요?"

그러자 봉 감독님은 스스로도 살짝 당황하며 답합니다.

"기억이 안 납니다."

영화 만드는 과정이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즐거웠던 기억 따윈 없다는, 아주 지독한 K-직장인 패치가 완료된 거장의 솔직한 답변이었습니다.

거장들도 억지로 하는데, 우리가 하기 싫은 건 당연하죠

어떤가요? 이쯤 되면 마음속에 깊은 평화와 위로가 찾아오지 않으시나요?

우리는 흔히 천재들은 남다른 소명 의식과 불타는 열정으로 가득 차서 일할 거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위대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던 건, 일하는 매 순간이 즐거워서가 아니라 '하기 싫어 죽겠는데도 어쨌든 앉아서 억지로 끝까지 해냈기 때문'입니다.

거장들의 위대함은 특별한 뇌가 아니라, 담배에 불도 안 붙이고 미루고 싶어 하면서도 결국엔 연필을 쥐었던 그 '꾸준한 강제성'에 있었던 것이죠.

그러니 오늘 유독 일이 손에 안 잡히고 퇴근하고 싶다고 해서 "난 왜 이 모양일까" 낙담하지 마세요. 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지극히 정상이며, 심지어 미야자키 하야오나 봉준호 감독과 같은 '거장의 반열'에 오른 마음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인생 다 똑같습니다. 다들 억지로, 겨우겨우 해내고 있는 거예요.

오늘 하루도 일하기 싫은 마음을 꾹 누르고 묵묵히 버텨낸 여러분, 여러분이 바로 자기 인생의 진정한 거장입니다. 퇴근길에는 자신에게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맛있는 간식을 선물해 주세요. 불 안 붙인 담배를 물고 있던 하야오 감독처럼, 우리도 그렇게 귀엽게 버텨내면 되는 겁니다.

오늘 하루도 겨우겨우 살아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음 편안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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